몇 번의 키보드 입력으로 목성 위성으로 떠날 탐사선에 자기 이름을 새길 수는 있다. 이달 초,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의회도서관은 에이다 리몬 시인이 창작한 시와 일반인의 이름을 탐사선에 새기는 기획을 선보였다. 

‘병 속 메시지(Message in a Bottle)’라는 이름으로 진행 중인 행사는 신청자의 이름과 함께 미국 계관시인 아다 리몬의 헌정시를 탐사선에 싣는다. 지난해 미국 의회도서관에서 계관시인 칭호를 받은 리몬은 이번 탐사를 위해 ‘신비를 찬양하며: 유로파에 바치는 시(In Praise of Mystery: A Poem for Europa)’라는 제목의 시를 발표했다. 

누구나 행사 사이트에 접속해 자기 이름을 각인하도록 신청할 수 있으며 내부에 장착할 마이크로칩에 레이저로 글자를 그려 넣을 예정이다. 탐사선은 이름과 시를 담고 2024년 10월 지구에서 출발해 6년간 18억 마일을 여행하게 된다.

NASA에 따르면 유로파 클리퍼는 태양열 전지판을 탑재하고 있으며 길이는 약 100피트, 무게는 약 1만 3000파운드이다. 최종 목적지까지 도착하기 위한 연료가 무게 절반에 달한다.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가 제작한 팰컨 헤비 로켓에 실려 날아오를 예정이다. 목성까지 간단한 여행이 아니다. 먼저 화성 주변을 돌고 지구를 지나 다시 솟아오르며 추진력을 얻어야 한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3년 동안 여정을 마치고 2030년부터 유로파에서 작업하게 된다. 50회 유로파를 지나치며 자료를 수집해 지구로 전송하는 단계이다.

 유로파 클리퍼는 표면에 착륙하는 대신 주변을 공전할 계획이다. NASA는 그 과정에서 지질, 수증기 간헐천 분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NASA가 우주로 나가는 로봇에 사람들의 이름을 넣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아르테미스 1호와 화성 탐사 로버인 프리저베이션 로버, 인사이트 등에도 일반인 이름을 넣은 바 있다. 1977년 보이저 1호와 2호에는 바흐 협주곡과 척 베리의 '조니 b 구드'같은 음악을 실었다. 음악 90분 분량을 금도금 축음기에 기록해 탑재했다.

약 90만 명이 넘는 인원이 자기 이름을 신청했다. 참가 신청은 2023년 말까지 모집한다.